1. 대구 호반써밋수성 준공이 늦어진 이유
호반써밋수성의 경우 애초에 도로확장과 인도설치를 조건으로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6월 완공시점에도 도로를 확장할 수 있는 인근 부지 매입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준공을 받지 못하는 경우 수분양자들의 손해 및 시행사 건설사의 도산위험 등 큰 문제를 예정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최근 준공(예정)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2. 교통영향평가 변경심의 조건부 가결
그간 시행사는 총 5차례에 걸쳐서 교통영향평가 재심의를 신청하였으나 그 내용이 부적절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결국 심의위에서는 도로 확폭에 필요한 비용 일체를 감정평가 등을 통해 납부하도록 하였습니다.
준공이 났다면 아무래도 감정평가와 비용납부가 완료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무사히 준공이 이루어져 수분양자들은 한숨을 덜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입주민들이 축하파티를 할 만한 일이 맞습니다
3. 애초에 문제의 시작은 무엇이었는가
이제 싫은 소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애초에 호반써밋수성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교통영향평가는 어떤 사업의 시행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량·교통흐름의 변화 및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예측·분석하고 그와 관련된 각종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말합니다.
호반써밋수성 인근 도로를 보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갑자기 몇백세대가 추가로 입주한다면 도로가 너무 좁아서 교통체증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영향평가에서도 도로가 너무 좁아서 안된다고 나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구시에서는 도로를 확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해줬습니다.
대우트럼프월드와 대구수성SK리더스 뷰 사이의 길은 왕복4차선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이 지나자마자 도로가 확 좁아지는게 보이시나요 이 도로를 넓히려면 도로에 인접한 상가건물을 매입해야 하는데 과연 얼마를 주면 이 건물을 살 수 있을까요?
그냥 사려고 해도 엄청 비쌀텐데 매수인에게 반드시 사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된다면 매도인은 가격을 더 높이겠죠. 사업시행을 위한 일반적인 토지매입과정에도 알박기는 흔히 벌어지는데… 실제로 건물과 부지를 매수하려고 하였더라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것입니다.
다시말해, 애초에 해당 부지가 확보된 상태라거나 도로확장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도로확장을 조건으로 한 사업승인은 잘못된 승인입니다.
준공을 불과 2개월 앞두고도 준공승인에 필요한 도로확장 및 인도설치를 시작조차 못해 논란이 인 대구 수성구 신축 아파트(매일신문 4월 29일)의 후폭풍이 거세다. 입주 예정자들은 행정기관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한다고 목소리 높였으나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아파트 301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168실 등 모두 469가구에 달하는 수성구 두산동 호반써밋수성 입주예정자협의회는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구시 교통영향평가 승인 조건에 따라 이곳 사업 시행사는 주변 도로를 확장하고 인도를 설치해야 하지만, 입주 2개월을 앞두고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여서 준공승인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시행사 측은 건물 매입 비용이 400억원을 마련할 처지가 못 된다는 입장이다.
집회에 나선 이들은 “일차적인 책임은 시행사에 있지만 도로건설 이행 관리·감독 책임은 시에 있다. 시 차원에서 공익사업으로 도로 주변을 정비하는 등 아파트의 준공 승인을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입주예정일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대구시가 고시한 사업계획승인 조건을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호소했다.(https://www.imaeil.com/page/view/2024050115123367486)
수분양자들은 시 차원에서 도로개설을 요구했지만 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요구입니다. 지자체 등의 경우 공익사업으로서 토지등으로 수용해서 도로개설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반대로 수용당하는 쪽에서는 공익이라는 이유로 재산권을 심하게 침해당하게 됩니다. 호반써밋수성의 경우 주상복합 및 오피스텔 신축사업을 위한 것이어서 공익사업이 아니고 이를 이유로 인근 건물을 수용해서 도로를 개설 할 수는 없습니다.
시행사가 사업 승인 조건인 도로 확장을 완료하지 않으면, 완전한 준공 승인은 어렵다. 수성구청은 기존 교통영향평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준공 승인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동별 승인 등 부분 준공 승인이 날 가능성이 크다.
예비입주자들의 요구에 대구시에선 시행사 ‘대신 도로 확장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간 40건에서 많게는 100건가량의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대구시는 준공까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은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거액을 들여 조건을 이행한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과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요구 사항을 들어주면 앞으로 누가 수백억원씩을 들여서 주변 환경을 위해 땅을 내놓고 도로를 만들겠나”라며 “교통영향평가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다”고 말했다.
교통영향평가 조건 변경은 사업자가 변경심의를 신청하면 외부 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결정된다. 지난해 6월 대구시 교통평가위원회는 호반써밋수성에 대해 한 차례 논의했으나 이미 원안대로 이행할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도로 확장을 전제로 사업승인을 받아놓고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조건을 없애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고,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https://www.imaeil.com/page/view/2024050115123367486)
대구시 관계자의 말처럼 이런식으로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앞으로 누가 거액을 들여서 각종 조건을 이행하겠습니까. 호반써밋수성 사건은 수분양자들을 볼모로 잡아서 다른 사업장과는 달리 엄청난 특혜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선분양이 아니었다면 이 단지는 준공을 받지 못하고 시행사는 파산하였을 것인데, 선분양으로 수많은 대구시민이 볼모로 잡히면서 숨을 이어가게 된 것입니다.
결국 5번의 재심의 끝에 결론은 감정평가비용 등으로 산정된 금액을 납부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지자체의 완벽한 패배입니다. 감정평가비용이라고 해봤자 실제로 인근건물을 매수하는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금액일 것입니다. 게다가 교통체증이라는 문제는 비용을 납부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 문제는 수분양자들이 결국 감내해야만 하며, 해당 단지 수분양자는 그렇다고해도 인근 주민들은 자신들이 아무런 이익이나 관여 없이 심각한 교통체증을 감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잘못된 사업승인조건으로 인하여 시행사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걸린 이권이 워낙에 어마어마하다보니 인허가 관련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궁금함이 생깁니다.
인허가담당자에게는 큰 이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수 및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고 있는지, 만약 부정한 행위가 개입되었다거나 잘못된 인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이에 대해 어떠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지 합리적인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잘 동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 심의위는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교통환경개선 내용에 대해 사업 인허가 때 또는 착공 전에 교통영향평가 이행가능성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사업 승인 부서와 마련해야 한다고 대구시에 제안했다고 하는데, 과연 실효성있는 방안을 수립하는지 시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사태는 언제나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